2011/9/25 농장일기

오늘은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 앉아있었다.

가을 가믐이 계속 되었지만 배추 무우가 타들어 가지 않고 생각보다 빨리 쑥쑥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

지난주에는 배추가 납작하게 엎드려 있더니 일주일만에 배추 포기가 속이 차듯이 꼿꼿하게 서있다.

이러다간 김장을 10월에 해야할것 같은 예감~!!

 

 

지난주에 처음으로 고추에 과산화 수소 120ml섞어서 뿌려줘서 그런지 탄저병에 걸린 고추가 훨씬 줄어 들었다

대신 날씨가 서늘해져서 그런지 빨갛게 익은 고추가 잘 보이질 않는다,

처음엔 도둑 맞은 기분이 들었다...

 

 

 

 

이번엔 만사 제쳐두고 과수원에 씨앗이 영글어서 떨어지기 전에 풀부터 베자고 하고 낫들고 들어서니 시작이 반이라고 둘이서 뚝딱 해치웠다

시원하게 깍아놓고 바라보니 개운하다.

진작 부터 풀깎는걸 계획잡고 갔지만  다른일 하다보면 풀깍는일은 번번히 뒷전으로 밀렸었다

사과밭이나 대추나무아래있는 풀들은 손도 못대고 다음으로 미루고 오늘 겨우 메실나무 있는쪽만 깍고  왔다.

풀이 이렇게 자라기전에 했더라면 힘이 훨씬 덜 들었을텐데 일손이 모자라니 풀이 우거지고

씨가 영글어서 떨어지면 내년엔 완전 풀밭이 될텐데 이렇게라도 베어놓으니 한결 마음이 가볍다.

 

남편은 워낙 꼼꼼해서 깨끗하게 깍고

나는 처삼촌 벌초하듯이 한다는것 처럼 낫들고 휘휘 젖다가

 낫끝으로 덕덕 긁어주고 바닥에 붙어서 뻗어나간 풀들을 사정없이 잘라주니 동작은 남편보다 더 바빠르다.

 그래 놓고는 남편한테 나 잘하지?라며 연실 물어본다.

엉터리로 벤것이 미안하니까......

 그래도 일손 없는데 그렇게라도 해주니 별수없이 잘한다고 하는것 같다.

 

 남편이 언제부턴가 벌레가 콩잎을 따먹었다고 해도 올라가볼 시간이 없어서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벌레가 아니고 고라니가  콩잎과 콩꼬투리도 따먹은 것 같다..

고라니가 맛을 봤으니 콩이 남아날런지 걱정이다.

여름엔 멧돼지가 와서 옥수수를 모조리 작살을 내더니 이젠 고라니까지... ㅠㅠ

 산이 옆에 있어서 좋다고 했더니 농작물 피해가 계속되니 동물들과으이 전쟁을 치뤄야겠다.

 

 

 

옆에 땅과 경계에 은행나무 다섯 그루를 옮겨다 심었는데 제대로 살아 남은것은 이것뿐~!!

땅이 질척하고 물이 많아서 은행나무가 자라기엔 부적합한곳에 옮겼으니 몸살나기도 하겠지...

그러나 한그루만 있어도 나무가 크면 우리 먹을 은행은 따겠지......

 

 

 

 

 

작년에도 해바라기를 심었었는데 비에 녹아 씨도 못받고 올해 또 씨를 사서 심었더니

여름내내 해바라기꽃이 작게 달리더니 비에 녹아 썩어버리고

가을 가믐 때문에 해바라기가 안자랄것 같더니 오히려 비를 안맞아서 그런지

튼실한 해바라기가 여러개 달렸다,

작은 해바라기들은 따서 비닐하우스안에 널어놓고왔다.

동생네 짹순이(앵무새) 먹을것은 되겠다

 

 

 

 

 

 

토란대를 네바구니 수확해서 껍질 깔일이 태산인데 남편은 옥수수 먹더니 피곤하다고 자고

나는 한바구니를 밤 11시 반 까지 껍질까서 하우스안에 널었다.

친정에는 토란줄기만 드시고 시댁엔 토란알만 드시니

친정집에 두바구니 드리고 한바구니는 지인들 나눠주고.......

주는것도 일일이 갖다줘야하고 나눔하는것도 장난이 아니다.

새벽 6시에 기상해서 어둑할때 아침밥부터 챙겨먹고 움직였는데

계획했던 일들을 모두 마무리하지 못하고 돌아오기 일쑤다.

작물 심어놓고 한 삼년 잊어버리고 있다가 수확하면 좋겠다

 

                   여름에 먹으려고 했던 옥수수는 멧돼지에게 뺏기고 늦게심은 옥수수 몇그루가 살아남아 오늘  옥수수 농사를 마무리 하면서

                    저녁밥 먹고 쪘는데 몽땅하고 못난이 옥수수만 골라서 몇자루를 먹었는지 모른다.

                    옥수수 먹고 있는데 갑자기 휴대폰 들이대는 옆지기 때문에 졸지에 옥수수 광고 찍었네여~

                   날마다 이렇게 맛있는 옥수수 먹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