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제부 생일을 집에서 한다기에 모처럼 토요일 농장행을 일요일 출발로 미뤘다
일요일도 비가 온다기에 집에서 자고 7시에 일어났다
농장에서 자면 어림없는 기상시간이지만
모처럼 편안하게 늦잠도 잤다.
날씨가 꾸물거려서 농장 가는것을 서두르지 않았는데
오히려 아침 내내 햇볕만 쨍쨍하다
이럴줄 알았으면 일찍 서두를걸하는 후회도 하면서
농장 가면서 깊어가는 가을 풍경을 만끽하니 색다른 여유도 느껴진다.
주유소에 들려 세차도 하고 기름도 넣고 2-3분이나 달렸을까???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더니 금새 소나기로 변한다.
농장에 도착했는데 비는 그칠줄 모르고 계속 내린다.
우산들고 농장 구석 구석을 한바퀴 돌아다녔다.
풀이 우거졌던 농장에도 자연의 섭리에 따라 풀들 마저도 누렇게 가을색으로 변했다.
날씨가 추워지니 오이도 몇개 달리지도 않고 과수목 사이에 심은 메주콩은 잘 자라는가 했더니
언제부턴가 고라니가 콩꼬투리와 콩잎까지 절반은 먹어치웠으니
타작할때까지 나머지가 남아 날런지 걱정이다.
가을걷이도 때가 있는데
주말 농부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는줄도 모르고 비는 계속 내린다.
여름비라면 맞으면서도 하지만 가을비까지 맞아가며 일할 자신이 없다.
모처럼 비를 핑계삼아 농장에서 난방 뜨끈뜨끈하게 켜놓고 낮잠이나 늘어지게 자야겠다 작정하고
이부자리 펴다말고 밖을보니 남편은 우의입고 고춧대 뽑고있다.
미안해서 그런지 잠도 오질 않고 밖을 보니 하늘이 다시 맑아졌다..
그러면 그렇지 농장에서 무슨 호강으로 낮잠을... ㅠㅠ
다시 작업복 차려입고 나오면 구름이 몰려와서 금방 비가 쏱아지고
들어가서 누울라고하면 날씨가 시샘을 하는지 다시 맑아지기를 반복해서
서너차례 들락 날락하다가 결국 호사스런 낮잠자기를 포기하고 무우 솎고 나니 벌써 12시다
바람불고 추운데 국물있는 반찬이 없어 어릴적에 그토록 싫어하던 애호박국 끓였는데
나도 나이를 먹긴 먹었는지 달작지근한 애호박 국물이 뜨끈하니 맛있다...
수저 놓기가 바쁘게 동치미 담을 무 씻어서 차에 싣고나니 벌써 3시
농장 시계는 더 빨리 가는것 같다.
다음 작업은 구기자 따는걸 한시간만에 다하겠지 했는데
이번주에 유난히 더 많이 익어서 시간을 많이 잡아 먹었다.
다음주부터 추워지고 서리 내리면 이렇게 많이 달려있는 파란 구기자는 어쩔꼬...
아까워서 대충 훝어다가 구기자 액기스나 담궈봐???
산옆이라 해도 빨리지고 골바람도 세차다.
이러다 감기 걸리는건 아닌지...
비오는걸 핑계삼아 낮잠 자려다가 하루종일 쉬지도 못하고 종종 걸음하며 가을날 짧은 하루해는 또 이렇게 저문다
2011/10/16 농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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