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비가 와서 집에서 자고 아침일찍 서둘러 농장에 도착한 시간이 7시 30분
매번 느끼는거지만 뭐 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르겠다.
지난번에 왔을때 해바라기가 자기를 찍으라고 활짝 웃고 손을 흔들고 있는데
농장일이란 순서가 없기에 분명 찍으려고 맘 먹었었는데 왔다 갔다 하다가 잊고 못찍었던것이 아쉬워
이번엔 카메라 먼저 들고 여기저기 다니며 사진 부터 찍고
농장 구석 구석 돌아보니 6월 24일날 모종 옮겨심은 들깨는 계속되는 장마비로 인해 그런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걸 보니 올해 들깨 먹는건 포기해야 할것 같고.
씨비닐로 참깨농사 야무지게 지으려고했던 꿈도 절반도 안나온 싹때문에 애태우다 결국 한달이나 늦게 다시 파종하고
다시 안나온 구멍마다 모종으로 땜빵하고 솎아주고를 반복해서 이제 겨우 마지막 작업에 90% 성공...
하지만 알곡이 어떻게 드느냐가 문제겠고 한달 빠른 깻모는 크기가 두뼘정도 되는 난장이가 꽃을 피우고 있고
마지막 3차 이식한 깻모는 바닥에서 기고 있는데 깨알 구경이나 할런지... 초보티가 줄~줄 난다.
남편은 내년부터는 참깨는 절대로 안심는다고 하지만 난 주부라서 그런지 참깨 욕심이 생긴다.
올해 실패를 거울삼아 내년엔 정말 제대로 한번 지어 보고 싶은데...
참깨 심게 두고랑만 달라고 해봐야지~ ㅎㅎ
농장에 오면 나는 주로 수확하러 바구니 들고 다니고 남편은 유기농 농약으로 목초액 뿌리고 고추엔 어쩔수 없이 탄저병약 뿌린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아삭이 고추부터 따고 농구리, 꽈리고추 한바구니 가득~
올해 들어서 제일 많이 수확한것 같다.
지난 수요일날 와서 오이를 모조리 땄는데도 또 주렁주렁 달렸다.
비가 자주 오니 쑥쑥 잘도 자란다.
오이 따고나서 잎파리도 몇장씩 따줘야 잎으로갈 양분을 오이가 먹고 많이 달린다고 해서
일삼아 따주고 바구니 들고 나오면서 보니까 강낭콩이 달려서 영글어야 하는데 아직 콩 꼬투리는 파랗고
웃순은 아직도 꽃을 피우고 있어서 영그는 시기가 늦어지는것 같다.
강남콩밭을 지나오며 오이 바구니 갖다놓고 웃 순좀 쳐줘야지 했었는데
이놈의 정신머리가 바구니 들고 나와선 잊어버리고
남편이 파 모종 이식하자는 말에 올해 심었던 파를 뽑아 굵은걸로 골라서 이식하고
남은 파는 대충 떡잎 떼어내고 신문지로 돌돌 말아 일곱 뭉치 만드니 노란 바구니로 하나 가득이다.
마음속으로 누구 누구 줄건지를 계산하고 나도 하나 먹고....
파 한다발씩 주면서 꽃다발은 못주고 파 다발 준다고 하면 꽃다발 보다 파다발이 더 좋다며 받아드는이들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모듬 쌈채는 심어놓고 바빠서 둘러 보지 못하고 솎아다 먹지도 않고
간격을 두지 않고 빼곡히 심어서 장마에 짓물러서 솎아주고 나니 내속이 다 후련하다.
새로 심은 아욱,상추,쑥갓이 조금 올라왔는데 풀도 잔뜩 따라서 올라오고 있다.
이대로 두었다간 풀밭 만들기 딱이고 애당초 싹을 없애지 않으면 풀과의 전쟁이 길어지겠다는 생각에
호미잡고 고랑 뒤집어 주니 금방 깔끔해졌다
날은 벌써 어둑 어둑 해지고 사과 심은 곳에 풀베러 올라간 남편은 내려 오지도 않고
혼자 세면장에서 목욕하려니 무섭기도 하고 남편 내려올때까지 집으로 가져갈 물건 부터 차에 실어놓고
세면장에 천막 두르고 나니 남편은 파김치가 돼서 내려온다.
작년에 처음 농사 지으며 원두막 지을땐 원두막에서 쉬엄 쉬엄 쉬어가며
삼겹살 구워 먹으며 띵까 띵까 하면서 짬짬이 농사 지으면 될줄 알았는데 농장만 오면 일하느라 정신 못차린다.
그나마 지인이라도 오는날이 덕분에 원두막에도 올라 앉아 보고 쉬는날이다.
남편을 쳐다보니 농사 짓느라 수척해 보여 측은한 생각이 든다.
우리가 농사 지어서 먹고 사는것도 아닌데 이고생을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생각은 잠시뿐이고 애들이 모두 중국에 있으니 둘만의 대화의 중심은 온통 농장 얘기고
농장을 무대로 블로그도 꾸며지고 우리의 에너지도 농장에서 얻고 있다는 생각에
하는데 까지 열심히 하다보면 농장일에도 노하우가 생겨서 덜 힘들겠지 하는 맘이다.
비구름이 까맣게 하늘을 뒤덮은 농장에서 얼음같이 차디찬 지하수에 한낮에 흘린땀 씻고 나니 날아갈듯 개운하다.
주말엔 비가와도 농장가서 노는게 마음 편하니 이젠 우리도 어쩔수 없는 농부인가보다.
2011/7/13
수확한 마늘을 모두까서 마늘 장아찌담고 나머지는 갈아서 냉동실로 쏘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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