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공간/@--자작글

유쾌한 윷놀이

평지 2009. 1. 28. 18:23

해마다 설명절이면  가족이 둘러 앉아 고스톱을 쳤었다

올해는 뭔가 색다른 놀이가 없을까 궁리하다가

얼마전에 친구들과 모여서 윷놀이 하던것이 생각났다

난 가족모임 회비에서 지출을 하지 않고

 

이것저것 집에 선물 들어온 물건을 가지고

윷놀이 상품으로 걸면 좋겠다는 생각에  앞뒤 베란다 뒤적여

 

퐁퐁.락스 샴푸세트, 세수비누.김 . 된장 뚝배기. 플라스틱 그릇세트 .치약 등등

꺼내놓고 보니 집에서 모두 필요한 물건들이다

형제들이 많으니 같은 물건이 아니면  선물 나눠주기도 어려운데

놀이를 통해서 골고루 나눠 가질수 있으니 나의 고민은 해결 되었다

천천히 가자는 남편은 집에두고 혼자서 형님네로  갔다

 

명절이면 몇며칠을 혼자서 장보고 미리미리 준비하는데

지차 며느리는 코앞에 있으면서도 명절 전날 늦게 간다는건 내가 용서가 되질 않았다

일은 안하더라도 일찌감치 가서 눈도장이라도 찍어야지...

큰집에 도착하니 형님 혼자서 나물하고 밑반찬과 마른반찬하고

만두속까지 다해놓고 분주하시다

 

나는  전을 부치면서

 

 다른 식구들 오기전에 상품포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큰아주버님과 둘째아주버님과 장조카에게  포장을 맡겼다

형님도 덩달아  남여 팬티와 양말을 상품으로 주신다

그래도 뭔가 부족한듯해서 집에 있는 수건 몇개 더가져오게 하고

 

갑자기 준비하다보니 포장지도 못사고 결국 카렌다 뒤집어서 하나하나 포장해서 쇼핑백에 담아

등수까지 메기고 나니 제법 근사하다

상품 내용을 알면 별 재미가 없으니까...

오는길에 문구점을 찾으러 동네 한바퀴를 돌았으나 섣달 그믐날 문을 연 문구점은 없었다

 

 

물건의 좋고 나쁨도 따지지도 않고 1등에서 7등까지 상품을 정했다.

상품 내용도 거기 거기이니..따져봐야 도토리 키 제기다

 

 가족과 함께 즐겁게 윷놀이 할 생각을 하니 전부치고 만두 만드는것도 힘들지 않고 마냥 즐겁기만하다

기분좋게 만두 쪄놓고 일찌감치 저녁 먹고

기대하고 고대하던 윷놀이 게임...

 

일등 상품이 궁금해 하는 어머님과 아랫동서들에겐 알려 주지도 않고

10만원 상당의 상품이라고 우기고..ㅎㅎ

 

부모님과 5남 1녀의 게임은 시작되고...

1차전에선 부모님은 부전승으로 올라 가고

참석하지 못한 고모네 몫으로 다른 가족이 대신 놀아 주는데

뭔일이람...

오지도 않은 고모네는 1-2등을 겨루고~~~~``

결국 네째네가 1등

고모네가 2등

84세 아버님과 81세의 어머님은 열심히 하셨는데 4등

우린 선물까지 준비했는데 7등( 꼴등 )

시상식은 어머님이 상품 전달~~~!

 

1등을 받아든 네째동서는 

1등 상품에 기대를 많이 한모양이다

10원원 상당의 상품이라더니

뭔가 손해본 기분이란다

우린 배꼽 빠지는줄 알았다

거기다가 막내 시동생 한마디 거든다

1등을 했으면 한턱 쏘라고~~

 

대신 사오는건 막내시동생이 사온다고 한다 ㅎㅎ

 

 

덕분에 온가족이 아이스 크림 두어개씩 먹었다

1등 상품이 겨우 세수 비누 10개에 남여 속옷과 양말.거기다 수건 한장인데

아이스 크림 값으로 2만원 냈으니...

배보다 배꼽이 더컸다

 

나는   7  등이라고 써있는 쇼핑백은 창피해서 못가져 가겠다고 했더니

옆에 계시던 둘째 아주버님이 고쳐 써주신다고 달라고 하신다

왠지 꼴등이라고 쓰실것 같다고 했더니

믿고 맡겨 보라신다

잠시후에 내민 쇼핑백엔 이렇게 씌여 있었다

.
>
>
>
>
>
>
>
>
>
>
>
>

제 7회 1등

 아주버님은 어떻게 아셨을까?

처음부터 아셨는지 쇼핑백에는 분명  제   7   등  이라고 씌여 있었는데

둘째아주버님의 번득이는 재치에

꼴등이 제7회1등 으로 둔갑하고... ㅎㅎㅎㅎㅎㅎ ㅋㅋㅋ

 식구들은 배꼽잡고 한바탕 웃고나니

 

둘째 아주버님 또 한마디 하신다

내년에 윷놀이 상품으로 갈비 한세트 내겠다고

우리는 부동산을 하니 집한채 내라나 뭐라나~

큰아주버님은 운수업을 하시니 차를한대 내신다는데..

장조카가 바로 정정한다 .

 자기가 화장품 회사에 다니니까 화장품으로 한다고..

네째동서도 한마디 거든다 우린 노가다?? 다니니까 삽 한자루 낸다고..

막내시동생도 거든다 .자기집에 차가 두대니까 한대 낸다고..

다음 명절엔 윷놀이 상품들이 대박이네...

 

상품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8순이 지나신 노부모님과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유쾌하고 즐거운 명절 보낼수 있어서 넘넘 행복 했어요

언제나 기분좋은 가족 모임이 될수 있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사랑해요~~~!